독립기념관
뜬금없이 독립기념관 생각이 들었다. 가본지 얼마나 되었던가? 족히 4~5년은 된 것 같다. 그때도 맑은 가을날이었던 것 같다. 언뜻 생각이나서 차를 가지고 독립기념관으로 나들이를 갔었던 기억에 이번에도 뜬금없이 독립기념관으로 향했다.
이번엔 뚜벅이로 가보기로 했다. 서울역까지 버스로 이동한 다음, 서울역에서 천안가는 누리호를 탔고 천안으로 출발하였다.
누리로호는 서울-용산-영등포-안양-수원-오산-서정리-평택-성환-천안-아산-온양온천-신창까지 운행한다. 누리로호는 총 4량으로 운행되는 전동 열차이다. 때문에 소음 없이 조용히 움직인다. 게다가 좌석 구조는 일반열차와 동일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의자를 돌릴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 돌리는 사람을 보지 못해서 돌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 좌석은 순방향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서울에서 천안까지는 약 한시간 40분정도 소요되는 것 같았다.
천안역에 도착해서 천안역 광장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고 하는데, 400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독립기념관 주차장까지 편하게 데려다 준다. 요금은 1,100원이다. 경기도처럼 거리비례제가 아니라 서울버스처럼 정액제 인 것 같았다. 강원도에서 당했던 기억이 있어서 요금 먼저 물어봤는데, 기사아저씨가 요금통에 적혀 있는 요금을 얘기해 주셨다.
요즘 대중교통의 운행정보는 정말 좋아졌다. 천안시내버스 역시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버스안에는 정차할 정거장의 도착 예정시간이 표시되니 예전에 비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몸소 느끼게 해준다.
각설하고, 오늘 목적지인 독립기념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입구까지 걸어서 이동하는데, 매표소를 찾았더니 어라? 매표소가 안보인다. 그래도 입장하는 입구에 안내원이 계신데 표를 받는 분인 것 같았다.
너무 늦어 입장료를 받지 않나 싶기도 하고, 혹시 입장권 물어보면 입장권 파는 곳을 물어볼 요량으로 다가 갔더니 무료란다.
2008년부터 무료 입장이었다는데, 그동안 얼마나 관심없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했다. 아참, 주차비는 받는 것 같았다. 버스는 그냥 회차가 가능한데, 주차장 입구에 주차요금 받는 곳은 있었다. 그나마 4시에 갔기에 망정이지 동절기는 입장이 16시, 관람이 17시까지로 되어 있다. 좀 더 늦었으면 구경도 못하고 돌아올 뻔 했다.
역시 들어가는 입구의 겨레의 탑은 위엄이 대단하다. 정말 높다. 높이가 무려 51M나 된다고 한다.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양손의 모습을 형상화 해서 민족의 기상과 자주 자립을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하니 그 자태가 더 위엄스러워 보였다.
역시 오랫만에 방문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구성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겨레의 탑 지나 얼마 안가 옛 중앙청 그러니까 조선 총독부 건물 해체한 주탑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옮긴것 같다. 그리고, 그 때는 주탑만 본 기억밖에 없는데, 공원을 멋있게 구성해 놓았다. 물론 일본 점령기의 잔해라고 하지만, 공원의 구석 구석에 쓰라린 과거를 되새기게 하는 안내판을 두었으나 공원은 운치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더욱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공원의 정취는 깊어만 갔다.
입구에 뭔가 새로운 것이 있었다.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꼬끼리 열차가 없었던 것 같은데, 열차가 생겨 운행되고 있었다. 아마도 무료는 아닌 것 같았다. 멀쩡한 두 다리를 두고 코끼리 열차를 타는 건 죄악인 것 같아 걸어서 본관으로 향했다.
백련못을 지나 겨레의 큰 마당을 지나는데, 양쪽편 가득히 태극기가 휘날린다.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그날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 짐을 느낀다.
드디어 겨레의 집 앞에 다달았다. 잘 아시다시피 이 건물은 무지하게 크다. 아마도 내 기억엔 독립기념관 개장할 시점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설하던 것이 기억난다. 여하튼 크기는 축구장만 하고 높이가 45m나 된다고 한다. 동양 최대의 기와집이라고 하니 그 위엄 역시 겨레의 탑처럼 대단하다.
겨레의 집을 중심으로 뒷편에 총 7개의 전시관이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관인 민족전통관, 지금은 전면 개편을 위한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있다. 그리고, 2관인 겨례의 시련관에는 1860년대부터 1910년 국권 상실 때까지의 근대 민족 운동과 구국 운동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제 3전시관인 나라지키기는 일제의 침략과 만행의 실상을 보여 주는 각종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제4 전시관인 겨례의 함성은 1910년대 국내외 독립 운동과 3·1운동 관계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5 전시관인 독립전쟁관은 만주를 중심으로 연해주와 미주 등지에서 전개된 무장 항일투쟁 관련자료, 한국광복군과 의열 투쟁에 관련된 각종의 자료와 모형물, 영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관 입구에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세 분의 동상이 놓여 있었다. 제 6전시관인 사회 문화 운동관은 각계 각층의 민족 운동을 전시하고 있다. 문화 운동실에서는 어문, 문학, 역사, 언론, 출판, 교육, 종교,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전개한 민족 문화 수호 운동을 전시하고 있으며, 사회 운동실에서는 여성, 소년,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 등 각 계층의 항일 운동을 전시하고 있다. 제 7전시관인 대한민국 임시 정부관은 임시정부 수립에서 해외 활동과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입체영상관, 이곳은 원형극장으로 9면의 대형스크린에 우리가 만드는 세상이라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들어간 시간이 있어 찬찬히 살펴보면서 다녀야 했으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관람을 마쳐야 하므로 급히 종종걸음에 전시관들을 빠져나왔다. 그 외에도 추모의 공원이나 독립군 체험학교 등도 있으나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다만 전시관 안쪽 중앙무대 근처에 바람개비들이 태극기 문양을 하고 여러군데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곳 역시 조금은 새로워보였다.
얼마 안되는 관람시간을 마치고 다시 기념관 입구로 나와 버스정거장으로 향했다. 올때는 400번 버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버스가 많은 편이었다. 눈 앞에서 400번 버스를 놓쳐 언제 또 오려나 했는데, 뒤이어 381번 버스가 도착했다. 이버스는 종합터미널까지 간다고 한다. 역시 천안역도 거쳐서 간다.
천안은 자주 와보지 못했던 곳이긴 하지만, 종합터미널 주변이 너무 변했다. 너무 번화하게 변해서 어디가 어디인지 잘 분간이 안갔다. 특히 버스터미널이백화점에 가려 버스터미널이 어디 있는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을 살피고 예전 기억을 되살려 찾아보니 한편에 버스터미널이라고 써있었다.백화점 안으로 들어가는 듯 하면서 뒤쪽편에 위치한 터미널은 시외버스 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이 나누어져 있었다.
표를 사기 위해 도착했던 곳은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 터미널은 백화점을 가로질러 옆건물이란다. 어차피 남부터미널로 이동하려고 했기에, 이곳에서 남부터미널가는 차편을 구매하였다. 가격은 4,800원. 기차는 6,000원 이었는데 버스가 역시 싸다. 저녁 6시 20분차를 탔는데, 서울에 도착하니 7시 40분 정도 되었다. 서울역과 남부터미널의 위치가 좀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버스가 빨랐던 것 같다. 지루하기도 버스가 덜 지루했던 것 같다.
자주 가보지는 못하는 곳이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independence.or.kr또는 www.i815.or.kr이다.